상반기 성적표, 손보사 '빅5' 중 메리츠화재만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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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사 '빅5' 상반기 실적. /DART
손해보험사 '빅5'가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했다. 삼성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반면 메리츠화재만 선방한 것. 자동차보험 등 손해율이 큰 사업을 줄이고 장기인보험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순이익이 1361억원으로 전년 동기(1320억원) 대비 3.1% 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9%, 3.5% 증가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보사 빅5 중 메리츠화재만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가 손보사 빅5 중 자산규모로는 5위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다.
손보사 1위인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426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6.0% 급감했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 주식 매각 이익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해도 22.3%나 감소했다.
업계 2, 3위인 현대해상과 DB손보도 각각 36.1%, 31.3% 하락한 1638억원, 206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KB손보도 16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대형 손보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81%에서 87%로 6%포인트 상승했다. 현대해상은 86.5%, DB손보는 86.6%, KB손보는 86.8%, 메리츠화재가 84.7%에 달한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대신 장기인보험 판매에 집중하며 실적 개선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대표이사인 김용범 부회장은 취임 이후 공격적인 영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은 지난해 11.1%에서 올해 8.2%까지 줄었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차별화된 전략을 쓴 셈이다.
대신 장기인보험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 장기인보험 매출에서 78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32.9%(193억원)나 성장했다.
자산운용에서도 빛을 봤다. 메리츠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7년 4.3%, 2018년 4.0%, 올해 1분기와 2분기 4.7%와 5.3%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손보업계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인 3.4%인 점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공격적인 영업이 성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